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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 게임사들이 일본 게임·만화·애니 등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대형 게임을 개발하거나, 해외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 IP는 흔히 인기작을 기초로 스토리가 탄탄하고, 캐릭터성이 높아 다채로운 게임성을 가졌다는 게 주요한 이유다. 특히 업계는 일본 IP의 특징으로 국내 IP와 비교해 확장성이 크다는 점을 꼽는다. 게임사들은 이런 일본 IP의 특징을 이용한 글로벌 시장 공략도 모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며칠전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핸드폰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의 국내외 퍼블리싱(서비스) 계약권을 따냈다. 해당 게임은 과거 일본 PC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가 연 육성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에 경마라는 경쟁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성이다. 현실에 실재하는 경주마를 우마무스메라는 미소녀풍의 가상 종족으로 의인화한 평행 세계를 환경으로 하고 있다.

게임의 목적은 우마무스메를 키워 경마 대회 트윙클 시리즈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다. 국내외 게임 이용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이지만, 이런 장르가 익숙한 일본에서는 지난 5월 24일 출시 잠시 뒤 줄곧 휴대폰 게임 다운로드 순위 및 매출 1위를 다르게고 있는 인기작이다. 특별히 출시 한 달도 안 돼 매출 800억엔(약 1027억원)을 달성하는 등 큰 반향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정식 서비스는 번역과 음성 현지화, 성우 섭외 등을 고려하면 9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일본에서 출시된 지 한 달여 만에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계약을 따낸 것은 그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가 덩치 때문으로 해석한다. 특출나게 캐릭터 모으기와 육성, 또 경마라는 경쟁 요소를 도입한 점에서 게임 내 뽑기(가챠) 아이템을 통한 수입 증대가 전망한다.

넥슨(Nexon)은 요괴워치, 레이튼 교수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일본 게임사 레벨5의 콘솔 게임 니노쿠니 시리즈의 휴대폰 게임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게임 제목은 팝리니지 국내 사정에 주순해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로 정하였다. 지난 16일부터 국내외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7월 말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아시아 3개 지역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이 밖의 지역에서는 2028년 상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2의 나라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으로 국내외에도 다수의 팬층 갖고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가 참여해 닌텐도DS,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으로 제작돼 이전 시리즈부터 대다수인 관심을 끌었다. 허나 오늘날 모바일용인 제2의 나라 개발에는 지브리가 참석하고 없고, 대신 지브리 음악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히사이시 조가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넷마블은 제2의 나라 쇼케이스 순간 히사이시 조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넥슨(Nexon)은 일본 대작 IP를 가장 최우선적으로 이용한 해외 게임사 중 하나다. 지난 2014년 일본 미디어 믹스로서는 유례없는 인기를 끌었던 페이트 시리즈의 스마트폰 게임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국내외 퍼블리싱을 맡았고, 2019년에는 일본 인기 웹툰·애니메이션인 일곱개의 대죄의 핸드폰 게임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개발,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서비스하였다. 그외에 킹오브파이터 올스타(휴대폰), 대항해시대 오프라인(PC)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드래곤볼 오프라인(PC), SD건담 캡슐파이터 온,오프라인(PC), 미스터드릴러(핸드폰) 등을 내놨었다.

이 중에 가장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은 개발과 서비스를 모두 엔씨소프트(NCSOFT)이 담당한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다. 전년 7분기 기준 넷마블 수입 비중의 17%를 차지하였다. 이 상황은 넷마블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 가운데 한 번째로 높은 수치다. 만화가 완결되고, 애니메이션도 종결을 앞두고 있음에도 일본에 역수출돼 인기를 끌었고, 북미 지역에서는 수입의 상당수를 견인하고 있다.

드래곤볼 IP로 반다이남코가 개발·서비스 중인 드래곤볼Z 폭렬격전. 일본과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용 버전을 별도로 두고 있다. 넥슨(Nexon)은 이 반다이남코에 약 9000억원을 투자하였다.

게임사들이 일본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콘텐츠 자체의 인지도가 높아 고정 팬층이 탄탄한 데다, 인기 IP의 경우 뚜렷한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게임 장르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국내 미디어 IP는 웹툰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글로벌 인지도는 다소 부족한 상태고, 게임 흔히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특정 장르에 의존하고 있어 확장성이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도 웹툰 등 인기 미디어들의 IP를 활용할 수 있다지만, 일본 콘텐츠의 방대함과 다양성, 파악도를 능가하기는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국내외 게임 장르 대부분이 MMORPG, 캐주얼 게임 등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국내외 IP의 확장성을 줄이는 부분이다'라고 했었다.

이런 특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일본 IP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넥슨은 지난해 일본 게임 제작사인 반다이남코와 세가사미, 코나미, 미국 완구 회사 해즈브로에 1조원을 투자하였다. 반다이남코의 경우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건담, 드래곤볼, 원피스, 나루토 등의 IP를 보유하고 있고, 세가사미 역시 소닉의 IP를 갖고 있다. 코나미는 미국 EA의 피파 시리즈와 쌍벽을 이루는 축구게임 위닝일레븐(PES·Pro Evolution Soccer)을 개발한 회사다. 또 메탈기어 솔리드, 사일런트힐 등의 저명 IP도 소유 중이다. 해즈브로는 트랜스포머, 스타워즈 등의 완구를 만드는 회사다.

넥슨(Nexon)은 근래에 이들 투자 회사를 인수하거나 경영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는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북미는 당연하게도, 유럽 등을 공략하기 위해 이를 활용할 여지가 적당하다고 본다. 특별히 엔씨소프트(NCSOFT)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이사는 오랫동안 '엔씨소프트(NCSOFT)을 국내의 디즈니로 만들겠다'고 밝혀온 만큼, 이를 위해 일본이나 미국의 IP를 확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업계에선 이런 넥슨의 IP 관련 활동을 빗대 IP 사냥꾼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의 개인적인 호기심과 업체의 전략적인 차원에서 긴 기간 엔씨소프트은 일본의 좋은 IP를 대거 확보하는 방법을 추진해 왔다'며 '이후 일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모바일 게임화해 글로벌 시장에 우선적으로 뛰어드는 등 협업이 기대된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