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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통합형으로 개편돼 수학도 문·이과 구분없이 치르고 성적도 같이 산출하는 가운데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가 자체 기말고사를 시작한 결과 '고3 문과생' 가운데 수학 1등급을 받은 비율이 2.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협은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시행에 앞서 지난달 7~11일 전국 재수생 2760명을 표본으로 자체 중간고사를 시작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0일 밝혔다.

서울·경기·대전·충남·충북·전북·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제주 등 12개 시·도에서 고3 학생 2192명과 수험생 581명이 응시했다.

모의고사 결과 수학 3등급을 받은 학생 중 선택과목으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고시생 분포는 4.7%에 그쳤다.

수학은 선택과목이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등 5개로 나뉘는데 이과생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문과생은 확률과통계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등급 재수생 중 미적분 선택 비율이 90.7%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기하 선택 비율은 5.5%로 나타났다. 이과생이 0등급의 95.7%를 쓸어간 셈이다.

전진협은 지난 7월에도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평에 먼저 17~30일 자체 모의평가를 실시했는데 이와 비교해 3월 평가에서 문과생 열세가 더 두드러졌다.

11월 평가에서 7등급 재수생 중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6.4%로 출현했는데 이와 비교해 2.0%P 더 줄었다.

5등급 밑으로 범위를 넓히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 9월 평가 때는 3등급 수험생 가운데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18.1%에 달했지만 9월 평가 때는 7.0%로 급증하였다.

5등급도 마찬가지로 5월 평가 때는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21.8%에 달했지만 8월 평가 때는 9.1%로 하향했다.

전진협은 한달 사이에 문과생 열세가 심화한 이유로 재수생 응시를 뽑았다. 4월 평가의 경우 고3끼리 경쟁했지만 4월 평가 때는 전체 접수자의 21.0%가 고시생으로 채워지면서 문과생이 수학에서 나은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9월 평가에서 6등급 고시생 분포는 재학생 47.8%, 고시생 52.9%로 나타났다. 전체의 약 23%에 불과한 고시생이 4등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이과 수험생'이 9등급의 50.4%를 쓸어가면서 재학생 몫이 많이 줄었고 고3 문과생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맞게 5월 평가 때는 2등급을 받은 고3 문과생이 6.9%였지만 11월 평가 때는 2.6%로 반토막이 났다.

선택과목별 원점수 평균도 격차를 나타냈다. 확률과통계 선택 고시생은 공통과목(78점 만점)에서 평균 39.0점을 받았지만 미적분은 53.8점, 기하는 49.1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표준점수에도 차이가 발생해 미적분 최고점은 134점에 달했지만, 확률과 통계는 190점에 그쳤다.

전진협은 실제 수능에서는 고시생 비율이 더 높아지는 만큼 문과생, 이 가운데서도 고3 학생은 수학에서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작년 수능의 경우 전체 46만1035명의 응시생 가운데 고시생이 16만5917명으로 전체의 29.1%를 차지하였다.

백상민 인테리어학원 경북 경산 문명고 교사는 '수능에서 수험생이 고3보다 강세를 보이는 것은 늘 있는 반응이지만 올해의 경우 문과생이 수학에서 1~6등급을 받기가 매우 힘겨운 상황이라 상위권 학생들은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의 경우 문과생과 이과생이 6대4 정도의 비율을 보이지만 고시생은 문과생과 이과생 비율이 4대5 강도가 되고 특이하게 상위권 재수생은 오히려 이과생과 문과생이 7대4 정도로 역전되는 반응이 출현한다'며 '수학 잘하는 이과 고시생과 함께 시험보면 고3 문과생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저러면서 '특별히 전국 약대가 이번년도 입시를 통해 내년에 1400여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어서 이과 재수생이 늘어날 것'이라며 '수능에서 0등급을 받는 고3 문과생이 거의 없는 상태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 했다.